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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lcome] 임팩트얼라이언스의 New Wave, 권예원 님을 소개합니다.

by 임팩트얼라이언스 2026. 7. 15.

임팩트 생태계의 '연결기획자'가 되고자 내딛은 발걸음

'연결기획자'라는 직업을 들어보셨나요? 로컬 씬에서는 이제 꽤 익숙하게 쓰이는 말인데요. 지역에서는 사람 한 명 한 명의 영향이 크고, 아주 많은 일이 사람과 사람의 연결로 풀리기 때문에, 지역에 새로 온 사람에게 혹은 무언가 새로 시작하고 싶은 사람에게 적시에 꼭 맞는 사람을 소개해주는 역할이 정말 중요합니다. 지역이 아직 낯선 이에게 만나면 좋을 사람들을 이어주는 것만으로, 그 사람은 지역에 훨씬 쉽게 스며들거든요.

그런데 이게 지역에서만 일어나는 일일까요? 혼자서는 풀리지 않던 일이 한 사람을 만나는 순간 거짓말처럼 풀리는 장면은 사실 어디에나 있습니다. 사람과 사람이 이어지는 것만으로 없던 길이 생기고, 이전에 할 수 없던 일을 해낼 수 있게 되기도 하죠. 저는 이런 연결의 힘을 사랑하기에, 저를 이렇게 소개하고 싶습니다. '임팩트 생태계의 연결기획자를 꿈꾸는 사람' 이라고요.

저는 만남의 장을 여는 걸 참 좋아합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 시너지가 나는 장면을 볼 때 짜릿한 기쁨을 느끼거든요. 제 친구들을 서로에게 소개해주는 것도 좋아하고요. 돌아보면, 제가 일을 통해 만들었던 첫 번째 연결은 '청년과 지역'이었습니다. 사회적협동조합 멘토리에서는 의성 청년마을 '나만의성'을 운영하며, 외지 청년들이 2-3달간 의성에 함께 살면서 지역 주민들의 과제를 함께 해결하는 프로젝트를 이끌었습니다. 비커넥트랩에서는 더 많은 청년이 더 많은 지역과 만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한국형 지역부흥협력대 도입을 위한 정책제안'을 진행했고요. 사이드 프로젝트로 운영한 인터뷰 채널 '서울 밖을 선택한 사람들'에서는, 지역에서 멋지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레퍼런스가 더 많이 알려진다면 지역살이라는 선택지 앞에 선 이들의 막막함이 조금은 풀리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평소 좋아하던 로컬 활동가분들을 직접 인터뷰해 콘텐츠로 만들었습니다.

청년마을 첫 기수인 로컬러닝랩 1기 단체사진(2022)

제가 이토록 지역과 청년을 연결하고 싶었던 이유는, 청년들에게 ‘진로 선택지의 다양성'을 만들어주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모든 사람에게 서울이 잘 맞는 것은 아닌데, 우리 사회는 '서울로 가는 법, 대기업에 들어가는 법'만 가르쳐줄 뿐 지역에서 나답게 사는 법은 알려주지 않으니까요. 한국 청년들이 보다 행복하게 살 수 있으려면, 그들에게 자아를 실현할 수 있는 기회와 정해진대로 살지 않아도 된다는 자유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그러한 환경을 조성하고자 노력해 왔습니다.

그리고 이제, 이 연결의 반경을 임팩트 생태계 전체로 넓혀보려 합니다. 제 꿈은 '모든 사람이 행복한 세상'이기 때문입니다. 언젠가 '이 세상에서 단 한 사람만 도울 수 있다면 누구를 돕고 싶은가'라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그때 저는 태국에 사는 열세 살 소녀 '너퍼보'라고 답했습니다. 너퍼보는 제가 인턴으로 일하며 받은 첫 월급으로 컴패션을 통해 후원을 시작해, 6년째 관계를 이어오고 있는 아이입니다. 처음 후원을 시작했을 때는 글을 쓸 줄 몰라 기관 선생님이 대신 편지를 보내주셨는데, 이제는 저에게 직접 편지를 쓰고 알록달록한 그림까지 정성껏 그려 보낼 만큼 자랐습니다.

너파보가 편지에 그려준 그림(너파보는 물에서 노는 것을 좋아한다고 합니다. 아마 물에서 노을을 보는 이 아름다운 풍경은 너파보가 가장 좋아하는 순간이 아닐까 싶어요.)

아이의 편지를 받을 때마다, 저는 이 아이가 살아갈 세상이 지금보다 조금 더 안전하고 다정한 곳이 되기를 바라게 됩니다. 그런데 한 아이의 삶이 평화롭고 행복해지는 데 필요한 변화는 결코 단순하지 않더라고요. 개발도상국 아동과 여성의 인권은 여전히 취약하고,  정치‧경제‧교육 곳곳에서 다양한 구조적 과제도 남아 있습니다. 태국은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 위험에 노출되어 있어 너퍼보는 언젠가 기후난민이 될 수도 있죠. 그럴 일이 없길 바라지만 만약 너퍼보가 국경을 넘어야 하는 날이 온다면 그 사회는 이민 이슈를 성숙하게 다룰 역량을 갖춘 곳이어야 할 텐데, 아직 많은 나라가 문화적 갈등으로 씨름하고 있습니다. 설령 터전이 물에 잠기지 않더라도, 동남아시아 전역의 해수면 상승이 불러올 영토 갈등과 식량난은 전쟁으로 번질 위험도 있고요.

결국 너퍼보 한 명이 안전하고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온 세계가 함께 바뀌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 거대한 변화는 혼자서는 결코 이룰 수 없고, 수많은 주체들의 연결과 협력이 있을 때에만 가능합니다. 이것이 제가 각기 다른 문제를 풀어가는 수많은 임팩트 조직을 모두 진심으로 응원하는 이유이자, '임팩트 생태계' 자체에 마음을 쏟는 이유입니다. 제가 세상의 모든 문제를 직접 해결할 수는 없지만, 저마다의 사회문제를 풀어가는 사람들이 모인 이 생태계를 지지하고, 알리고, 연결하는 일을 한다면 더 큰 변화를 만드는 데 보탬이 될 수 있을테니까요.

사실 이런 생각이 저만의 특별한 관점일 수 있다는 걸 알게 된 것도, 연결 덕분이었습니다. 예전에 박정웅 팀장님께서 제게 "생태계 관점으로 사고할 줄 아는 몇 안 되는 사람"이라고 말씀해주신 적이 있는데요. 저에게는 그저 자연스러운 지향이었는데, 누군가 이름을 붙여주니 더 살리고 싶은 강점이 되더라고요. 감사한 말이라 오래 기억에 남았고, 한편으론 숙제 같기도 했습니다. 이제 그 말을 해주신 분과 한 팀이 되었으니, 그 말에 값하는 사람이 되어보려 합니다.

또 하나의 이유가 있다면, 이 생태계의 다음 세대가 — 제가 20대 후반이니 저에게는 '제 세대'이지요 — 고립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감사하게도 저는 좋은 동료, 좋은 선배들과의 연결 덕에 이 생태계 안에서 잘 자란 케이스입니다. 루트임팩트의 소셜벤처 공동채용·공동온보딩 프로그램인 ICY 8기를 통해 멘토리에 입사하면서, 작은 조직에서 커리어를 시작했음에도 '조직 밖 동기들'이 생겼습니다. 그 동료들이 여전히 소셜섹터 곳곳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기에, 저도 더 든든하고 즐겁게 일할 수 있었어요. 의성 청년마을 공동대표로 활동한 덕분에 전국의 청년마을 대표님들을 만나는 자리, 컨퍼런스, 네트워킹 자리에 다닐 기회가 많아 로컬 씬에 아는 얼굴이 많아졌고, 임팩트얼라이언스가 '커뮤니티 파트너' 풀에 넣어주시고 다양한 기회로 불러주시면서 임팩트 생태계 안에도 반가운 분들이 늘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기회가 모두에게 주어지지는 않더라고요.

제1회 대한민국 사회적가치페스타, 임팩트얼라이언스에서 불러주셔서 ‘지역에서 사람이 성장하려면?’세션의 모더레이터를 맡았습니다(2024)

요즘 임팩트닷커리어에서 ‘리더닷’ 활동을 하며 임팩트 섹터 진입을 꿈꾸는 분들을 만나게 됐는데, 공통적으로 자주 받는 질문이 있습니다. 바로, "미래가 보장되지 않는 이 섹터의 불확실성을 어떻게 견디냐"는 질문인데요. 저는 이렇게 답하곤 합니다. 어떤 일이든 명과 암이 있는데, 저는 이 섹터에서 '좋은 사람들과 함께한다'는 만족감이 워낙 크기에 나머지 단점들을 기꺼이 감당하기로 했다고요. 실제로 저는 앞서 말한 연결들 덕분에, 멋진 선배들을 보며 배우고 좋은 동료들과 고민을 나누면서 미래에 대한 불확실함을 버틸 힘을 여기저기서 얻어 왔습니다.

하지만 이런 기회가 로컬과 임팩트 섹터의 실무자, 주니어들에게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대표라는 자리는 간담회나 컨퍼런스 강연자로 초청되며 자연스럽게 사람들을 만나지만, 조직의 리더가 적극적으로 기회를 만들어주지 않는 한 작은 조직의 실무자가 좋은 사람들과 깊이 연결될 기회를 얻기란 어렵습니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한다는 감각이 옅어지면 버틸 힘이 약해집니다. 제가 로컬에서 활동하며 많이 봐온 풍경입니다. 각 조직의 실무자들은 다들 똑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데, 물리적으로 멀리 떨어져있기에 연결되기가 어려워 혼자서만 끙끙 앓게 되더라고요. 뜨거운 열정을 품고 온 사람이 찬바람을 혼자 맞으며 식어가지 않도록, 우리에게는 함께 둘러앉아 온기를 나눌 캠프파이어가 계속 필요합니다.

그래서 저는 임팩트 생태계의 연결기획자가 되고 싶습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을 다해 사회문제를 풀어가는 사람들이 서로를 발견하고, 연결되고, 함께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돕는 사람. 그렇게 우리가 마주한 복합적인 문제를 '함께' 풀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가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연결'이라는 키워드를 업으로 할 수 있게 되어 참 기쁩니다. 언젠가 여러분께 꼭 맞는 사람을, 꼭 맞는 순간에 소개해드리러 가겠습니다. 그때 반갑게 인사해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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