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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SOVAC 비즈니스 네트워킹 #임팩트X투자X지역 (26년 9월)

by 임팩트얼라이언스 2026. 10. 21.

로컬 임팩트투자, 지금 무엇이 필요한가

9월 21일 오후 2시, 코엑스 A홀 비즈니스 네트워킹존의 SOVAC Salon 무대에서 'SOVAC Gathering #임팩트X투자X지역' 세션이 열렸다. 이 세션은 지역에서 임팩트 투자를 먼저 시작한 투자사들이 그동안 겪어 온 여정을 나누고, 참가자들이 소그룹 테이블에서 자기 지역과 상황을 두고 직접 질문하는 네트워킹 형식으로 마련됐다. 진행을 맡은 박정웅 임팩트얼라이언스 팀장은 "조직이나 사업 이야기뿐 아니라 개인적으로 정말 궁금한 것들을 허심탄회하게 질문해 보자"며 문을 열었다.

이날 대화의 중심축이 된 질문은 이것이었다. 전국을 무대로 움직이는 임팩트 투자사는 지역 생태계에 무엇을 기여할 수 있고, 또 무엇을 해야 하는가.

세션은 큐네스티, 쿨리지코너인베스트먼트, 엠와이소셜컴퍼니(MYSC), 지임팩트, (사)사회경제연구원, 임팩트얼라이언스가 공동 주관했다. 2026년 2월 문을 연 지임팩트의 추민수 대표는 수도권과 비수도권 사이에 임팩트 비즈니스 생태계와 인프라의 격차가 있다며, 전략과 연결과 자본이라는 세 가지 격차를 풀기 위해 조직을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이날 지임팩트는 광주와 전남에서 활동하는 기업 대표들과 함께 자리했다.

패널로는 박정웅 팀장이 "임팩트 투자란 말이 뭔지도 잘 모를 때부터 개척해 오신" 분들이라고 소개한 세 사람이 앉았다.

  • 이현주 쿨리지코너인베스트먼트 부대표: 2010년 설립된 VC를 파트너들과 공동 창업해 16년 동안 운영해 왔다. 2015년 무렵부터 임팩트 투자를 시작했고, 시드부터 시리즈 B 단계에 주로 투자한다. 서울과 경기 투자가 대부분이지만, 관련 펀드로 부산과 광주 투자도 많이 해 왔다.
  • 이순열 큐네스티 대표: 큐네스티는 2012년 '한국사회투자'로 출발해 13년 동안 그 이름으로 활동했고, 2026년 1월 재단법인 큐네스티(CunaeST)로 이름을 바꿨다. 라틴어 'Cunae(요람)'와 'ST(사회투자, Social Transformation)'를 합친 이 이름에는 사회를 좋게 만드는 기업에 대한 투자를 넘어 시스템 변화(system change)까지 지향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운용 금액의 절반을 기부금으로 투자한다.
  • 변준재 엠와이소셜컴퍼니(MYSC) 투자센터장: MYSC는 'Merry Year Social Company'의 약자이며, Merry Year는 희년을 뜻한다. 사회 양극화, 경제 불평등, 경제 위기라는 3대 난제를 비즈니스 방식으로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2018년 무렵부터 투자를 시작했다.

큐네스티 이순열 대표

"나눠줄 주주도, 나눠줄 오너도 없습니다"

박정웅 팀장은 먼저 청중에게 물었다. 임팩트 투자라는 말은 영리에서 시작됐을까, 비영리에서 시작됐을까. 답은 비영리였다. 해외에는 큐네스티와 같은 형식의 임팩트 자본이 많지만 한국은 아직 제도상 지분투자 중심이어서, '기부금으로 투자한다'는 개념이 낯설게 들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순열 대표는 그 의미를 두 가지로 풀었다. 첫째는 투자 대상을 고르는 방식이 달라진다는 점이다. 일반 펀드는 출자자(LP, Limited Partner)의 돈을 맡아 잘 불려 돌려줘야 다음 펀드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빠르게 높은 수익을 회수할 수 있는 곳에 먼저 투자할 수밖에 없다. 어려운 사회 문제에 도전하는 창업자와 기술은 기술 검증, 시장 검증, 인허가까지 오랜 시간을 견뎌야 하는데, 높은 위험을 감수하며 그 시간을 기다려 주는 인내자본(patient capital)의 역할을 기부금이 할 수 있다고 이 대표는 설명했다.

둘째는 돈이 순환한다는 점이다. 운용사가 주식회사인 일반 펀드는 청산할 때 출자자에게 돈을 나눠주고, 남은 수익은 주주와 오너가 나눠 갖는다. 기부금 기반 투자는 구조가 다르다. "투자금이 되돌아와도 나눠줄 주주도, 나눠줄 오너도 없습니다. 그 돈이 그대로 다시 재투자됩니다." 박 팀장은 해외 임팩트 생태계에서 이런 자본을 촉매자본(catalytic capital)이라 부르며, 손실이 나면 먼저 떠안는 방식(first-loss)까지 실험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쿨리지코너인베스트먼트 이현주 부대표

"투자를 받을 때도 신중해야 한다"

쿨리지코너인베스트먼트는 '초기 투자'라는 말조차 생소하던 시절부터 극초기 기업에 투자해 왔다. 이현주 부대표는 그 출발을 이렇게 돌아봤다. 창업자들이 VC 출신이 아니어서, 벤처캐피탈은 모험자본이니 당연히 초기 기업에 투자해야 하는 줄 알고 시작했다고 했다. "굉장히 무식했고 용감했고, 그때 조금 더 어렸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도 합니다."

액셀러레이터라는 용어도 없던 때라 쿨리지코너는 인큐베이팅과 액셀러레이팅을 하는 VC로 스스로를 알렸고, 투자할 회사를 찾기 어려워 서울 지역 대학에 직접 포스터를 붙였다. 자체 비용으로 창업경진대회를 열어 12회까지 이어 갔다. 1회 대회에 나온 두 팀이 하나의 회사로 합쳐 쿨리지코너 사무실에서 함께 창업했고, 그 회사는 3년 전 상장했다.

그렇게 약 150개 기업에 투자해 온 지금, 이현주 부대표는 신중함을 이야기했다. 모든 기업이 잘되지는 않고, 기회가 늘 오지는 않기에 좋은 기회가 왔을 때 오히려 더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지역 기업도 다르지 않다고 덧붙였다. 투자 라운드에 올라서면 다음 시리즈를 계속 받을 만큼 성장해야 하고, 투자를 유치한 뒤에도 함께 고민할 것들을 투자자와 계속 소통해야 한다고 했다.

박정웅 팀장은 이를 받아 투자를 이렇게 비유했다. "투자는 가장 비싼 이자의 대출입니다. 소유권을 나누는 거니까요." 박 팀장은 그래서 특히 초기 단계일수록 좋은 투자자를 만나는 일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MYSC 변준재 투자센터장

한 번의 투자로 끝나지 않으려면

사회혁신 컨설팅으로 시작해 여러 금융 실험을 이어 온 MYSC는 지역에서 플레이어들을 모으고 생태계를 조성하는 역할을 해 왔다. 변준재 투자센터장은 그동안 약 25개의 투자조합을 운영했고, 그중 경남, 전북, 제주 등에서 지역 이해관계자들과 함께 지역 펀드를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특정 지역에 한정하지 않고 지역 기반 창업기업에 투자하는 라이콘 펀드와, 인구감소지역 투자를 주목적으로 하는 인구활력펀드도 운용하고 있다.

첫 번째 사례는 인구감소지역인 경북 청도였다. 변 센터장은 2019년부터 현장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으며, 주민들과 소통해 온 경북시민재단, 현지에서 창업팀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기관과 함께 각자의 역할을 논의했다. 그 과정에서 지역의 자원과 제조 기반시설을 활용하는 투자처를 찾았고, 농산물 부산물로 사료를 만드는 기업에 투자하기도 했다. 변 센터장은 이 경험을 이렇게 설명했다. "현장의 이해관계자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투자까지 이루어지면, 한 번의 투자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이후에도 그 안에 자원들이 남고 경험과 관계들이 쌓이는 것 같아요." 앞서 추민수 대표가 소개한 광주 지역에서도 이런 파트너십을 넓혀 가려 한다고 했다.

두 번째는 강원 원주의 한 사회적기업이었다. 주문이 계속 늘어 생산시설을 확장해야 했지만, 초기 기업이라 한 번에 지분투자를 받기는 어려웠다. MYSC의 투자를 발판 삼아 당시 함께 활동하던 사회적경제 주체들이 대출로, 공제기금으로, 지역 사회적경제기금으로 힘을 보탰고, 투자, 융자, 지원금, R&D 형태를 엮어 약 15억 원의 시설자금을 마련했다.

박정웅 팀장은 이 대목에서 '혼합금융', 즉 블렌디드 파이낸스(blended finance)를 짚었다. 보조금, 정책 저금리 대출과 중금리 대출, 지분투자, 프로젝트 파이낸싱이 층층이 쌓이는 구조로, 박 팀장은 이를 "앞에 들어가는 투자가 뒤에 들어오는 투자의 리스크를 감수해 주면서 뒤의 돈을 계속 끌어당기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변 센터장은 성장 단계에 가장 적합한 형태의 자금이 혼합금융으로 조달되면, 작은 투자금도 발판이 되어 지역에서 더 큰 자금을 모을 수 있겠다고 말했다. 2026년 하반기에는 지역 연구기관과 함께 기술 기반 팀을 발굴하고 투자하는 일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변 센터장은 지역의 기술팀들이 연구실에서 좋은 기술을 갖고 있지만, 고객을 유치해 반복 매출을 만드는 고민은 아직 더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패널토크를 진행하고 있는 박정웅 팀장(임팩트얼라이언스), 이현주 부대표(쿨리지코너인베스트먼트), 이순열 대표(큐네스티), 변준재 센터장(MYSC)

할 수 있는 일과 해야 할 일

박 팀장은 세 투자사가 모두 전국을 무대로 활동하는 만큼, "임팩트 투자사는 지역 생태계에 무엇을 기여할 수 있고, 또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질문하며 세션을 마무리했다.

이현주 부대표는 기부금으로도 투자하는 큐네스티와 달리 VC는 자본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지역이든 수도권이든 수익이 많이 나는 기업을 우선 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지역 문제를 풀기 위해 창업한 기업이라면 그 해법이 다른 지역으로 확장될 수 있는지를 가장 먼저 보게 된다. 다만 지역의 문제는 VC에게 인지가 잘 안 되는 경우가 많아서, 창업가가 기업과 문제를 분명하게 정의해 설명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면 투자자는 투자를 받으며 어떻게 성장할지를 함께 고민하는 멘토링으로 답할 수 있다.

이순열 대표는 숫자로 답했다. 3월 30일 부산 스케일업 펀드를 결성한 뒤 행사 시점까지 부산 기업 13곳에 투자를 마쳤고, 그중 8곳은 토종 부산 기업이면서 시드 투자를 유치한 곳이었다. "부산에 투자할 기업이 없었던 것이 아니라, 발견되지 않은 기업들이 그만큼 많았다는 거죠." 그래서 지역에 들어가 사업 전략부터 후속 투자 연계까지 해 줄 수 있는, 실력과 헌신하는 태도 모두를 갖춘 액셀러레이터(accelerator)가 반드시 필요하며, 그것이 임팩트 투자사가 할 일이라고 이 대표는 말했다.

변준재 투자센터장은 지역에는 좋은 스토리와 문제의식을 가진 팀이 많다고 했다. 그 문제의식을 어떻게 비즈니스로 만들어 빠르게 성장시킬지를 임팩트 투자자와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 지역의 스토리와 자원, 사람을 엮어 투자의 관점에서 성장 경로를 그리고, 지역 파트너들과 함께 기업과 생태계를 동시에 키워야 지역 안에 관계와 자본이 쌓인다고 그는 말했다.

테이블 토크를 진행하는 모습

"새로운 언어를 같이 배운다"

세 사람의 답은 서로 다른 자리에서 출발했다. 수익성을 먼저 볼 수밖에 없는 VC의 조건이 있었고, 돌려줄 주주가 없는 기부금 자본의 실험이 있었고, 지역 안에 관계를 쌓아 가는 생태계 조성자의 방식이 있었다. 이순열 대표는 부산에 발견되지 않은 기업이 그만큼 많았다고 했다. 이현주 부대표는 지역의 문제가 투자자에게 잘 인지되지 않는다고 했고, 변준재 투자센터장은 지역에 좋은 스토리를 가진 팀이 많다고 했다.

박정웅 팀장은 세 사람의 이야기를 "새로운 언어를 같이 배우고, 알려주고,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일"로 정리했다. 패널 대화가 끝난 뒤 참석자들은 다섯 개 테이블로 나뉘어 대화를 나누었다. 패널 세 사람과 지현철 큐네스티 부대표, 김영우 엠와이소셜컴퍼니 투자기획팀장이 테이블 호스트를 맡았다. 참석자의 절반 이상은 지역에서 온 조직들이었으며, 이들은 투자자들과 마주 앉아 투자 기준과 협력 가능성을 살폈다.

공식 세션 시간이 끝난 뒤에도 참여자들은 자리를 뜨지 않고 투자자들과 미팅을 이어 갔다. "막연했던 임팩트 투자에 대해 알게 되어 좋았다", "투자자들의 생각을 직접 들을 수 있어 큰 도움이 되었다"는 후기도 이어졌다. 공동주관사 지임팩트의 추민수 대표는 "광주 기업 대표님들이 자기 사업을 놓고 직접 질문할 수 있었는데, 듣는 자리가 아닌 묻는 자리가 되니 대표님들의 표정부터 달랐다"고 현장의 변화를 짚었다. 투자를 멀게만 느끼던 대표들이 "우리도 준비해볼 수 있겠다"고 말하기 시작한 그 순간에서, 추 대표는 지역에도 공정한 기회가 닿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다시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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