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10일, 서울숲 임팩트 밋업이 '헤이그라운드 성수시작점'에서 "Loneliness : 커뮤니티로 오는 길 위에 필요한 것들"이라는 주제로 진행되었습니다.
특별히 이번 서울숲 임팩트 밋업은 '제 6회 지원주택 컨퍼런스'와 협력해 지원주택 생태계와 임팩트 생태계가 교류하는 첫 만남을 가져 보았습니다.
집이란 인간이 자신을 펼치는 가장 기본적인 공간이라고 합니다. 한 사람이 지역사회 내에서 주변이웃들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데 있어 ‘집'만이 아니라 많은 것이 필요합니다.
지원주택은 서비스와 주택이 결합된 방식으로 노숙의 경험을 가지거나 장애가 있거나 정신질환으로 어려움을 겪거나 만성질환과 고령화로 지원없이는 커뮤니티에서 삶을 지속하기 어려운 분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지원주택은 개별적 솔루션이라기보다는 ‘지원'을 통해 커뮤니티에서 누구나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도전과제'를 펼치는 장입니다.
시설에서 커뮤니티로 오는 길 위에 필요한 것이 무엇이고 우리 사회는 어떤 지원을 고민하고 어떻게 제안해야할지에 대해 함께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지원주택 : 내가 나로 피어나기위해
✅ 박경인(전국탈시설장애인연대 공동대표, 피플퍼스트서울센터 동료활동가, 지원주택 입주자)님의 이야기
✅ 이아름(사단법인 열린복지 지원주택 서비스 코디네이터)님의 이야기
#임팩트 : 우리에겐 'ㅇㅇ'이 필요해
✅ 우리에겐 '온기'가 필요해 : 사단법인 온기 조현식
✅ 우리에겐 '다각적 지지'가 필요해 : 히즈빈스 이민복
✅ 우리에겐 '쉬운 정보'가 필요해 : 소소한소통 신수연
📑 보도자료 : 지원주택과 임팩트의 만남, 더불어 사는 사회 위한 '돌봄'을 함께 고민하다 Ι 라이프인
📑 보도자료 : 주거 취약계층의 삶의 질 향상 방안은?…‘2024 지원주택 컨퍼런스’ 개최 Ι 더나은미래
제6회 지원주택 컨퍼런스 : 특별세션 <지원주택과 임팩트의 만남>
*글 : 임팩트서클 정보라, 사진: 소셜임팩트뉴스 조태현
우리 사회는 ‘약자다움'에 대해 유난히 엄격합니다. 장애인은 장애인답고, 노숙자는 노숙자다워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있습니다. 장애인답지 않은 장애인이나 노숙자답지 않은 노숙자에게 의심의 시선을 보이기 십상이지요. 그렇다보니 그들은 우리 사회가 기대하는 역할에 충실할 수 밖에 없습니다. 장애인은 장애시설에서 지내며 누군가의 보호를 받기만 해야 하고요. 노숙자는 쉼터에서 공동 생활을 해야만 한다는 제한된 선택을 강요받습니다. ‘그들을 보호하는 것이야'라는 이유로 한 사람의 자유를, 지켜져야 하는 인권을 침해하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스스로 돌볼 수 있는 ‘자기만의 공간', 즉 주거권을 가질 권리가 있습니다.
지난 2024년 10월 17일과 18일에 열린 제6회 지원주택 컨퍼런스는 이러한 주거권과 임팩트를 연결하는 이야기를 나누는 중요한 자리였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특별 세션 <지원주택과 임팩트의 만남>에서 나눈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1부. 내가 나로 피어나기 위해
1부에서는 박경인 전국탈시설장애인연대 공동대표와 이아름 사단법인 열린복지 지원주택 서비스 코디네이터가 각각의 경험과 활동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경인님은 발달장애인 지원단체 ‘피플퍼스트’의 지원가이자 지원주택 입주자로서, 발달장애인의 권리와 탈시설 문제를 주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피플퍼스트는 ‘나는 발달장애인이기 전에 먼저 사람’이라는 슬로건을 바탕으로 발달장애인의 권리를 위해 발달장애인의 목소리를 내는 활동을 하는 지원 단체입니다. 경인님은 탈시설을 한 당사자로서 탈시설에 대한 의견을 이야기하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아름님은 노숙인 지원주택에서 서비스 코디네이터로 일하며 알코올 중독 등 정신질환을 가진 노숙인들이 안정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그들의 생활 전반을 관리하며, 자립을 돕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지요.
경인님과 아름님은 각자의 관점으로 지원주택 현장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했습니다. 한선경 씨닷 대표가 함께 사회를 맡아 더욱 풍성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요. 그날의 이야기를 대담 형식으로 재구성해 전합니다.
나는 도움받는 사람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사람 중 한 사람이에요.
선경: 경인님의 최근 활동을 여쭤보려고 해요. 경인님이 이번에 20시간에 달하는 비행기를 타고 스위스를 다녀오셨어요. 어떤 일로 스위스에 가게 됐는지 말씀해주세요.
경인: 스위스 제네바에 열린 UN 고문방지위원회 회의에 다녀왔습니다. 한국 정부가 협약에 대한 약속을 잘 지키고 있는지 7년 만에 확인하는 자리였습니다. 저는 한국의 시설 수용 정책이 ‘고문'이라는 점을 이야기하기 위해 다녀왔습니다. 국제사회에서는 시설 수용도 고문의 하나라고 인정하고 있다고 해요. 눈에 보이는 것만이 폭력이 아니라 한 사람의 인생을 빼앗고 자기 스스로 결정할 권리를 빼앗기 때문에 시설 수용은 고문과 같은 폭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방문한 회의에서는 큰 성과가 있었는데요. UN 고문방지위원회가 한국 정부에게 시설 수용의 피해를 겪는 사람들에게 사과하고 배상하고 회복하기 위해서 필요한 일들을 하라고 권고했습니다.
선경: 정말 자랑스럽지 않나요? 스위스에서 아주 다양한 목소리를 잘 내셨다고 제가 전달받았는데 궁금하신 분들은 기사도 찾아보실 수 있으니까 한번 찾아보면 좋겠습니다(기사 바로보기).
경인님은 이전에는 시설에서 지냈는데 시설에서 지원주택으로 오기까지 어떤 여정이 있었는지 한번 들어보려고 합니다.
경인: 저는 태어났을 때부터 시설에서 살았고 23살에 시설에서 나왔습니다. 자립을 할 당시, 저는 받을 수 있는 지원이 없었습니다. LH 대출을 받아서 집을 구했지만 자립 후 어떻게 생활해야 할지 몰랐고 당시 활동지원사나 코디네이터 서비스도 없었고 자립을 하는 과정이 너무나 힘들었습니다. 1년 반 정도 정신병원에 입원해서 치료를 받았습니다. 퇴원을 하고 사회복지시설에 들어갔지만 단체생활이 힘들어서 다시 아파 병원에 입원하고 퇴원하고를 반복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입원했을 때 피플퍼스트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사회복지시설로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요. (피플퍼스트)센터의 지원으로 LH 대출을 받아 원룸을 구했고 활동지원사 신청을 했어요. 퇴원하자마자 피플퍼스트 일도 시작하면서 나아졌는데 집이 창문도 열 수 없고, 빛도 들어올 수 없는 원룸이라서 편하게 쉴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지원주택을 알아보게 되었어요.
선경: 지원주택에 오기까지 어려움이 있었지만 경인님이 아무런 도움을 받을 수 없을 때 피플퍼스트에서 같이 도와주셔서 힘든 시간을 좀 견디는데 많은 도움을 받으셨을 것이라는 상상이 듭니다. 경인님이 여기까지 오는데 힘이 된 것들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경인: 지원주택에 살게 되기까지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해주고 지원해줬어요. 자립을 하기 전까지 나는 그냥 서비스와 지원받는 사람이었는데 피플퍼스트 서울센터에 다니며 사람들을 만나면서 나는 도움받는 사람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사람 중 한 사람이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나도 함께해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 탈시설한 동료들이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힘을 주고 싶고 그런 마음으로 활동하고 있는데요. 대신해서 목소리를 내고 싶기도 해요. 한편으로는 (정책) 전문가들에게 물어보고 싶은 것도 생겼습니다. ‘발달장애인은 무조건 도움을 받아야 하는 사람인가요’라는 질문인데요. 충분한 지원이 있다면 저를 포함해 발달장애인은 도움을 받는다는 미안함을 덜 느낄 것 같거든요. 주변에 있는 사람이 다 다른 도움을 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어려워져요. 나는 계속 지원을 받는 사람으로만 되어버리기 때문이에요. 지원주택도 늘리고 당연히 받아야 하는 서비스가 많아지면 도움을 받을 사람으로서 가져야 하는 미안한 마음, 눈치 보는 마음도 적어질 것 같아요. 그냥 함께 살면 되는 거 아닐까요?
선경: 도움을 받으면 고맙지만 한편으로 그 도움 때문에 미안한 마음이라는 게 누구나 있잖아요? 제가 했던 질문을 되게 부끄럽게 만드는 답변이었습니다. 전국탈시설장애인연대 공동대표, 피플퍼스트 서울센터 지원가, 지원주택 입주자 이 세 가지를 하고 계신데요. 이 역할 혹은 정체성을 전혀 가지고 있지 않았을 때 하고 비교를 해보자면요.
경인: 예전에도 일을 했지만 그때와 다른 것은 지금은 동료가 생겼다는 점이에요. 예전에 일을 한 곳에서는 서비스직이라 동료애를 나눌 상황이 아니었어요. 지금은 논의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이 생겨서 좋아요. 내가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생겨서 좋고요. 일이 힘들지만 힘들다고 표현하면 그것을 받아주는 사람들도 있기에 힘을 잃지 않고 일을 할 수 있다는 것 같아요. 전국탈시설장애인연대 공동대표가 되고 나서는 책임감이 무거워졌어요. 발달장애인으로 이런 연대체의 대표가 된 것은 제가 처음이라 잘해야 한다고 생각이 들고요. 그러면서 탈시설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해보고 세상에 대해서도 더욱 잘 알아간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원주택 입주자로서 나는 내 집이 생겼다는 자부심, 안도감이 있습니다. 당당하게 내 집이라고 말할 수 있어서 좋고요. 최소한 내쫓기지 않겠구나 하는 안정감도 듭니다. 그리고 여행도 더 잘 다닐 수 있게 되었습니다. 내가 집을 비우더라도 누가 챙겨줄 사람이 있다는 게 좋아요. 생활에 대해 상의할 코디들이 생긴 것도 좋아요. 그렇지만 지원주택이 저에게 무조건 좋기만 하지는 않습니다. 한 건물에 장애인끼리만 사는 게 때로는 시설 같다고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지원주택에서도 비장애인도 같이 살 수 있는 건물에서 살아야 하고요. 그리고 저랑 제 짝꿍이랑도 한 집에서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왜냐하면 지금은 1인 가구기 때문에 혼자밖에 못 살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지원주택이 회사와 멀어서 출퇴근이 참 힘들어요. 지원주택이 더 많이 생겨서 선택할 수 있는 곳들이 늘어나면 좋겠어요.
선경: 저희 이번 1부의 제목이 '내가 나로 피어나기 위해'란 제목이에요. 자기다움을 이야기하고 싶어서 했는데 자기다움이라는 게 누구한테나 어려운 일이죠. 경인님은 언제 나답구나 하고 느끼나요.
경인: 아직도 나는 나를 잘 모르지만 잘 알아가려고 노력 중입니다. 자립하기 전에는 ‘내가 없다’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이제는 나라는 존재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내가 결정할 수 있는 것들이 많이 생기고 내가 만나고 싶은 사람들을 만나고 연애도 내 마음대로 하고 눈치 보지 않고 여행도 할 수 있니까 그런 생각이 드는 것 같아요. 나를 찾는 과정이 힘들기도 하고 좋기도 해요. 센터에서 활동하면서 내 이야기를 하기 위해 내가 살아온 과정을 자꾸 돌아보게 되거든요. 요즘에는 트라우마 상담도 받고요. 시설에서 겪었던 트라우마를 되살아나면 너무 힘들지만 그것을 자꾸 이야기하면서 나 스스로를 다잡고 정리하게 되는 생각이 들어요. 그러면 내가 살아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예전에는 사람들을 믿을 수가 없었고 선생님께 예쁨을 받아도 내가 진짜 사랑받는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거든요. 지금은 사랑이 뭔지 모르지만 내가 사랑을 받고 있다는 느낌, 생각이 들어요. 내가 뭘 특별히 잘하지 않아도 나 스스로를 좋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냥 자연스럽게 사는 것'이 나다움일 수 있도록
아름: 저는 2006년에 처음 노숙인 시설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하면서 노숙인복지에서 일을 하게 되었고, 이후에는 열린복지의 지원주택에서 서비스코디네이터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노숙인 지원주택은 대상자 자체가 알코올 중독이거나 정신질환이 있는 노숙인이 대상이에요. 제가 바라본 노숙인의 특성은 여러가지 상황을 통해 결국 마지막엔 자기 자신까지 스스로가 버리게 되면서 노숙을 하게되었다고 보여집니다. 그렇다 보니 새롭게 뭔가를 한다거나 지금 상황을 개선하고자 하는 목표를 갖거나 의지를 갖는 것이 어렵고, 동기부여가 잘 생기지 않는 다는 특성이 있습니다. 아마도 여러가지들 시도해 봤지만 실패의 경험이나 무언가가 변화되지 못한 경험이 많기 때문인것 같아요.
주소 이전, 방 청소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변기 뚫는 거, 등 가는 거, 건강 관리, 식사 관리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저희 사에서는 “가족대행 서비스”를 한다고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저는 주택을 어떻게든 유지하고 살 수 있게 지원하는 것이 제 역할이라고 생각하고 일하고 있습니다.
선경: 알코올 중독 혹은 정신질환을 겪는 노숙인을 위해서 여러가지로 다양한 지원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이분들과 함께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일, 보람 있었던 일이 있다면요.
아름: 노숙의 경험이 있는 여성들은 위험에 더 많이 처하기 때문에 남을 쉽게 믿지 못하거나 피해의식을 갖는 경우가 있습니다. 노숙 지원주택은 노숙인들이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게 집을 우선 제공하고 있어요. 그 이후에 라포를 쌓아가며 건강 관리를 위해 진료를 받도록 설득하고 있습니다. 본인이 증상이 있다고 믿지 않는 분들도 많습니다. 처음 입주하실 땐 불평불만도 많고 지원을 거부하신 분이 계셨어요. 그렇지만 증상으로 어려움이 있을때 어려운 상황을 함께 해결해 가며 이후에는 서비스코디네이터들에게 항상 감사함을 표현하고, 저희를 신뢰하는 말이나 모습을 보여주셨어요. 지금은 결혼하시고 지원주택에서 퇴거하면서 감사인사를 하셨어요. 이런 것 처럼 입주민과 관계가 좋아지고 저희를 신뢰 해주실때 보람을 느낍니다.
일을 하면서 ‘자기결정권'에 대해서 어려움을 많이 느낍니다. 노숙생활을 오래하신 분들은 건강 관리에 취약한 편이에요. 그러다보니 병원에 가길 꺼려하는 경우가 많은데, 애원하면서 약을 먹이고 병원에 가자고 설득하는 게 힘들어요. 본인의 선택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걸지요. 하지만 사회에서 기대하는 게 있어요. 서비스 코디네이터가 있다는 이유로 ‘이 사람은 좀 더 건강하고 집에서 지내고 더 나아진 모습으로 산다'는 기대가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서비스 코디네이터가 지원하는 서비스도 결국에는 되게 좀 그렇게 누군가를 강요하게 되는 시스템으로 가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정신질환을 가지고 계신 70대 입주민이 계신데요. 약을 계속 드시고 계시지만 증상이 완화되지 않아요. 그래서 요양 등급을 받아 요양보호사 서비스를 지원받을 가능성을 찾아봤지만 요양 등급을 받는 것도 어렵고, 연세가 많으셔서 활동지원사를 붙이기도 어려운 상황이에요. 여러 지원 가능한 자원을 연계해 입주민이 더 좋아질 수 있도록 여러 자원을 연계해보려고 했지만 내가 더 이상 해줄 수 있는 게 없다는 생각이 들 때 코디네이터 업무 한계를 느껴요. 또 지원주택은 임대주택이다 보니 입주민의 수입이 늘어나면 이 집에서 나가야 하는 상황이 됩니다. 그러면 서비스도 종결되게 되고요. 지원주택에 사는 사람들은 일정 금액 이상의 수입을 벌면 안되는 거에요. 입주민 중에 열심히 일을 하고 싶지만 집에서 쫓겨날까봐 그러지도 못하는 경우도 있어요.
아름: 저희 오늘 이야기 주제가 ‘나다움'인데요. 우리 선생님들(입주민들)에게는 나다움이라는 게 무엇일까 생각해봤는데, ‘그냥 자연스럽게 사는 것'이라는 생각 밖에 안 들었어요. (그런 점을 고려해) 지역 자원을 연결해보려고 해요. 장애인 복지관, 치매안심센터나 정신건강복지센터로 연결해 일상에서 취미활동을 즐기고 본인 욕구를 알아가는 것이 나다움이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지원주택의 미래에 대해서도 생각해봤는데요. 식사를 잘 챙겨드시지 않으세요. 혼자 지내다보니 단촐하게 드시는 편인데요. 언젠가 지원주택 지역 거점에 단체 급식 시설이 생기면 좋겠습니다. 혼자서라도 급식 시설에서 질 좋은 식사를 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2부. 우리에겐 ‘OO’이 필요해
2부에서는 사단법인 온기의 조현식 대표, 향기내는사람들(히즈빈스)의 이민복 대표, 소소한소통의 신수연 파트장이 함께했는데요. 이들의 발표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모두 소외된 이들에게 조금 더 귀를 기울이고,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어가는 데 기여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들은 소외계층을 단순히 돌봄의 대상이나 지원을 받는 수혜자로 한정짓지 않고, 그들의 가능성을 발견해 사회 구성원들과 어울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ㅇㅇ이 필요하지만 부족했던 우리 사회에 이들이 어떤 ㅇㅇ을 제공하고 있는지, 사단법인 온기, 향기내는사람들(히즈빈스), 소소한소통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위로와 다정한 편지로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온기우편함
사단법인 온기는 8년 동안 정신건강을 위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현식님은 사람들이 왜 우울을 느끼는지에 대해 고민했고, 그 중에서도 "내 이야기를 들어줄 곳이 없다"는 점에 집중해 ‘온기우편함’이라는 솔루션을 마련했습니다. 온기우편함은 자신의 감정을 털어놓기 어려운 이들이 익명으로 편지를 보내면, 그 편지에 답장을 보내는 형식으로 운영되는데요. 이 우편함은 극장, 기차역 같은 일상의 공간 외에도 추모공원 등 위로가 필요한 공간에 설치되어, 슬픔을 나누고 치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편지에는 어떤 고민이 담겨 있을까요. 온기우편함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70% 이상이 20~30대이며, 예전에는 ‘취업이 어렵다’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면, 요즘은 ‘꿈이 없어 막막하다’는 고민을 나누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단법인 온기는 이러한 고민 편지를 통해 변화하는 사회 문제를 관찰하고, 이를 바탕으로 사회적 역할을 확장해 나가고 있습니다.
특히, 온기우체부 역할을 맡은 800여 명의 자원봉사자 중에는 자신이 고민 편지를 보냈던 사람이 다시 봉사자로 참여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처럼 편지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형성된 신뢰는 더 큰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매달 약 2,000통의 편지가 우편함에 담기며, 그 중 2%는 자살 등 심각한 우울감을 나타내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에 온기는 고위험군 편지에 대해 전문 심리상담가가 직접 답장을 보내고, 지역 정신건강 서비스와 연계하여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현식님은 “안전한 사회는 서로 간의 신뢰로부터 시작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신뢰는 도움이 필요할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경험을 통해 쌓이는 것이라며, 온기는 그 신뢰가 지속될 수 있도록 임팩트 화폐가치를 연구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온기는 비영리 단체이지만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지속가능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습니다.
이리와 양이 함께 뛰어노는 천국을 만드는 향기내는사람들
향기내는사람들(히즈빈스)의 이민복 대표는 정신장애인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그들이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두 가지 소셜 미션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현재 160여 명의 정신장애인이 근무하는 카페 히즈빈스와 로스팅·디저트 공장인 향기제작소를 운영하며, 카페와 케이터링 서비스를 통해 안정적인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습니다.
민복님은 정신장애인과 오래 일할 수 있는 모델에 대해 오랫동안 고민해왔는데요. 특히, 기업 컨설팅을 통해 발달장애인 고용을 촉진하고있습니다. 기업들이 장애인 고용 의무를 고용부담금 대신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카페 모델로 전환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이 모델을 통해 정신장애인은 안전한 일터에서 일할 수 있고, 기업도 사회적 책임을 다하면서 경제적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윈윈 솔루션을 제공합니다.
또한, 장애인 바리스타를 위한 맞춤형 교육과 다각적인 지지 시스템을 운영하여 실수를 겁내지 않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체계 덕분에 근로자의 95%가 3개월 이상 근속하고 있으며, 평균 근속 기간은 무려 40개월에 달합니다.
민복님은 “흑자가 목표가 아니다”라며, 향기내는사람들은 모든 구성원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아픈 동료를 위해 편지를 쓰고 응원 영상을 보내는 따뜻한 기업 문화는 정신장애인들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주며, 이들이 더욱 오래 일할 수 있는 기반이 되고 있습니다.
접근 가능한 정보로 자기결정권에 더욱 가깝게, 소소한소통
소소한소통은 발달장애인이 이해하기 쉬운 형태로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에는 쉬운 정보가 꼭 필요한 사람이 있습니다. 한글을 모르는 사람부터 수어가 제 1언어인 청각장애인, 발달장애인 등 다양한 이들에게 꼭 필요한 내용입니다. 쉬운 정보는 보고 읽었을 때 이해하기 쉬워야 합니다. 소소한소통의 수연님은 쉬운 정보가 자립과 집에 어떤 연관이 있는지 사례를 공유해주었습니다.
소소한소통은 대구 소재의 장애인지역공동체와 함께 협업을 진행했는데요.건물의 층마다 고유의 색깔을 지정해 색깔로 층을 구분하거나, 호수를 입주자가 좋아하는 아이콘으로 표시해 문자 기호가 익숙하지 않은 사람도 자신의 집을 찾아갈 수 있도록 한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예를 들어, 야구를 좋아하는 입주자는 ‘302호’로 자기 집을 구분하기 보다는 ‘야구' 아이콘을 활용하기도 했습니다. 이사 준비, 전입 신청, 가스 신청 등 자립을 위해서 필요한 일처리를 누군가의 도움없이 직접 할 수 있도록 영도구장애인복지관과 함께 이해하기 쉬운 자립생활안내서를 만든 사례도 소개했습니다.
수연님은 이런 쉬운 정보로 스스로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자기결정권을 지원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세상에 어떤 정보가 있는지 이해하고 그 중 나에게 맞는 것이 무엇인지, 내가 선택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을 때 자기결정권에 더욱 가까워질 수 있습니다. 소소한소통이 정보의 접근성을 높여 장애인들이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글 : 임팩트서클 정보라, 사진: 소셜임팩트뉴스 조태현
6회를 맞이하는 지원주택 컨퍼런스는 지원주택 모델의 현장 적용과 확대 방안을 모색하고, 관련 전문가들과 실무자들이 모여 경험과 지식을 나누며 협력의 기회를 확대하는 자리입니다. 지원주택은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장애인, 노숙인, 노인 등에게 안정적인 주거와 주거유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중요한 모델로, 2016년 서울시에서 시범사업을 시작하여 현재 전국적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 서울숲 임팩트 밋업(Seoul Forest Impact Meet-up)은 임팩트얼라이언스 회원사들의 이야기가 중심이 되어 상호호혜(Give First)를 통해 이루어지는 커뮤니티 모임으로 만들어가고자합니다. 진정성이 탁월함이 되도록 서로 도우며 느슨하게 함께 만나요!
🌏 이번 밋업은 아래 회원사와 파트너조직이 후원으로 함께해 주었습니다.
✅ 기획 및 운영 : 씨닷
✅ 발제 : 향기내는사람들, 소소한소통, 사단법인 온기
✅ 콘텐츠 : 임팩트스퀘어(임팩트서클)
✅ 사진 : 소셜임팩트뉴스(조태현 포토그래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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