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글에서 소개해드린 소풍의 ‘임팩트 엑셀러레이팅 리포트’나 옐로우독의 ‘임팩트 리포트 2020’ 등에서 기업별 소셜임팩트 창출을 정리한 결과를 보면, 사회적 가치를 판별하는 기준으로 UN 지속가능발전목표(UN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이하 UN SDGs)가 전면에 활용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소셜벤처나 임팩트 투자사 뿐만 아니라 사회적기업과 비영리 스타트업, 중간지원조직 등의 다양한 임팩트 지향 조직들에서도 본인의 활동을 UN SDGs 기준으로 서술하거나 홍보하는 경우가 조금씩 늘고 있는 중인데요. 아직 UN SDGs가 생소하신 분들을 위해 UN SDGs란 무엇이며, 임팩트 지향 조직들이 UN SDGs를 알아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살펴볼게요.
UN 지속가능발전목표(UN SDGs)란?
UN SDGs는 2016년부터 2030년까지 향후 15년 동안 인류가 실현해나가야 할 지속가능발전의 이념을 17개 목표와 169개 세부목표로 제시한 것으로, 2015년에 UN총회를 거쳐 결의되었습니다. 쉽게 말하자면, UN SDGs는 인류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모두가 함께 달성하기로 한 전지구적인 약속인 거죠.
아래의 17개 로고들은 이렇게 탄생한 UN SDGs 핵심 목표들을 표현하는 이미지들입니다.
(소풍과 옐로우독의 리포트에서도 기업들의 SDGs 해당 여부를 아래 그림들로 표현하고 있어요!)
이 목표들을 들여다보면, 빈곤 종식(No Poverty)이나 기아 해소(Zero Hunger), 깨끗한 물과 위생(Clean Water and Sanitation), 지속가능한 도시(Sustainable Cities and Communities) 등과 같이 국가 단위나 다국적 거대 기업/재단 수준에서 다룰 것 같은, 다소 큼직한 단위와 수준으로 설정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게다가 17개 목표별로 제시되어 있는 5~19개씩의 세부목표들과 이를 점검하기 위해 선정되어 있는 지표들 역시 거대한 이념을 목표로 하다 보니 그보다 작은 단위의 소셜벤처나 비영리 스타트업 등 개별 임팩트 지향 조직들에게는 적용하기 어려워보이기도 합니다.
가령, 13번 목표인 기후변화 대응(Climate Action)에 딸려있는 5개 세부목표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 13.1 모든 국가에서 기후 관련 위험과 자연재해에 대한 회복력 및 적응력 강화
- 13.2 기후변화 조치를 국가 정책, 전략 및 계획에 통합
- 13.3 기후변화 완화, 적응, 영향 감소, 조기 경보에 대한 교육, 인식 고취, 인구 및 제도 역량 개선
- 13.a 의미있는 완화조치와 이행에 관한 투명성의 맥락에서, 개발도상국의 수요와 가급적 조속한 자금 출자를 통해 녹색변화기금의 온전한 운용을 위해서, 2020년까지 모든 원천으로부터 매년 1,000억 달러를 공동으로 동원하겠다는 목표 하에 유엔기후변화협약 선진국 당사자의 공약을 이해
- 13.b 여성, 청년, 그리고 지역 및 소외 공동체를 초점에 두고, 최빈개도국과 군소도서개도국에서 효과적인 기후변화 계획 및 관리 역량 제고를 위한 매커니즘을 촉진
위 5개 세부목표들은 기후변화 대응 목표에 있어서는 꼭 필요한 목표들이지만, 개별 기업/조직으로서 본래의 사업을 해나가는 동시에 이런 수준의 목표들까지 일일이 만족시키기에는 분명 한계가 있을 겁니다. 그래서 오히려 사회적 가치 판별이나 임팩트 서술 및 측정의 기준으로 왜 UN SDGs가 쓰이는지에 대해 의문이 드시는 것도 당연해요.
* 모두가 함께 달성하기로 약속한 그밖의 세부목표들은 아래 링크를 통해 확인해보세요.
[자세히 보기 - UN SDGs의 17개 목표와 현황]
[자세히 보기 - UN SDGs 169개 세부목표 소개]
그럼에도 우리가 UN SDGs를 알아야 하는 이유
이처럼 개별 조직에 비해 큰 수준의 목표일지라도 우리가 UN SDGs를 알아야 하는 이유는 UN SDGs가 현재 사회문제를 분류하고 이에 관해 소통하는 데 있어 세계에서 가장 통용되는 기준이기 때문입니다.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탄생하는 각종 임팩트 지향 조직들은 일반적인 B2C, B2B 비즈니스도 하지만, 정부와 공공기관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공통의 사회문제를 함께 해결해나가기도 합니다. 이런 B2G 비즈니스를 시작할 때 정부 및 공공기관은 민간에 비해 UN SDGs를 달성하려는 의지나 압력이 더욱 강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그들에게 우리의 비즈니스를 UN SDGs로 소개하고 소통한다면 서로 핏(Fit)을 맞추기가 쉬워집니다.
또한, 최근 사회적경제에 대한 윤리소비 경향이 점차 늘고 있기도 하죠. 플라스틱을 너무 많이 사용하는 문제라거나 갑을관계에서의 공정성 문제, 젠더 이슈 등 소비자들의 지속가능하고 윤리적인 소비 추세가 점점 강해지고 있고, 소비자 입장에서도 이를 판단하는 기준 중 하나로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이 UN SDGs입니다. 특히 일부 타겟 소비자층에게는 우리 기업/조직이 어떤 SDG를 달성하고 있는지에 대해 홍보하는 것이 훨씬 주효할 수도 있구요.
그렇기 때문에 UN SDGs가 요구하는 바를 완벽히 맞추진 않더라도, UN SDGs를 활용하여 정부, 공공기관 또는 소비자 등과 소통할 수 있는 수준에서는 UN SDGs를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실제로 GIIN(2008)에 따르면, 이미 전세계 임팩트 투자사들의 76%도 UN SDGs를 사회적 가치의 기준으로 삼아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소통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만큼 UN SDGs는 현재 전세계에서 통용되면서도 2030년까지 변하지 않고 모두가 함께 추구하고 있어 기본적인 사회적 가치 관련 소통의 매개 역할을 하는 판별 기준이기에 중요한 것입니다.
우리 조직에서 UN SDGs에 따라 자가점검하는 방법?
만약 이제부터 우리 기업/조직의 사업을 UN SDGs를 활용해 설명하고 파트너 및 고객과 소통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면, 어떻게 우리의 UN SDGs 해당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까요?
1) 우선, 환경부에서 운영하는 지속가능발전포털에서 UN SDGs의 17개 목표 및 169개 세부목표를 확인하고 우리에게 해당되는 목표로 어떤 것이 있는지 직접 확인해보는 방법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시작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겠죠.
2) 보다 심화적으로 UN SDGs로 우리 기업/조직의 활동을 자가점검하고 개선시켜나가고 싶은 경우에는 B Corp을 인증하는 비랩(B Lab)과 유엔글로벌콤팩트(UNGC)에서 공동으로 개발한 ‘SDG Action Manager’ 이용을 추천합니다.
B Corp 인증에 쓰이는 BIA 평가 지표와 UNGC의 10개 우선 순위, 그리고 UN SDGs까지 세 가지 기준의 임팩트 관리를 한 번에 가능하게 하는 무료 솔루션으로, 가입절차 및 팀 동료들과의 공동 작업, 개선안 설정 등이 쉽다고 합니다. (아래 링크의 포스팅 참고 권장)
[자세히 보기 - SDG Action Manager 소개 및 이용방법]
여태까지의 한국의 임팩트 지향 조직들이 소셜임팩트를 선언적으로 표방하는 단계였다면, 이제는 본격적으로 우리 기업/조직의 소셜임팩트를 정확히 측정하여 대내외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단계로 접어들어야 합니다.
임팩트얼라이언스는 그 첫 번째 출발점으로 모든 이해관계자들과 소통하기 쉬운 기준인 UN SDGs를 제안합니다.
앞으로도 UN SDGs 활용법에 대한 소식과 인사이트를 틈틈이 전해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임팩트얼라이언스에서는 임팩트 측정에 대한 아이디어나 의견도 언제나 적극 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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