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가치를 찾고, 증명하고, 더 잘 만들기 위한 방법론
*글: 진가은(미네르바 대학, 임팩트얼라이언스 커뮤니티 파트너), 박혜연(트리플라잇)
트리플라잇 박혜연 리드가 보여준 우리가 만드는 변화 측정법
"측정은 사후 보고가 아니라 전략의 일부가 되어야 합니다."
트리플라잇의 박혜연 임팩트 컨설팅 리드가 던진 첫 번째 명제였습니다. 데이터로 ‘진짜’ 문제를 찾아내고, 변화의 경로를 그려 숫자와 이야기로 남기는 일. 그것이 바로 트리플라잇이 해온 일의 본질입니다.
임팩트 측정의 새로운 접근
트리플라잇은 내부에 이슈·임팩트 연구소를 두고 다양한 컨설팅과 리포트, 커뮤니티 운영을 진행해왔습니다. HGI와의 프로젝트에서는 고령화 이슈 중 산업화 가능한 문제를 정량 데이터로 도출했고, 맥도날드와는 지방 특산물 버거의 사회적 성과를 화폐가치로 환산해 지역사회 변화의 크기를 가시화했습니다. 임팩트 투자사의 포트폴리오 기업 선별부터 펀딩 후 성과 추적까지, 전체 프로세스를 함께 설계하는 것도 이들의 영역입니다.
박혜연 리드는 임팩트 측정에 대한 명확한 정의를 제시했습니다.
"임팩트란 우리의 활동이 사회와 환경, 미래세대에 미친 영향입니다. 우리가 어떤 사회문제를 왜 해결하려 하는지(목적과 미션)를 중심으로, 투입과 결과, 중장기 성과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단계를 따라 데이터와 내러티브를 축적해 가야 합니다.”
변화의 논리 세우기
박혜연 리드가 강조한 임팩트 측정의 핵심이자 첫 단계는 '변화의 청사진' 만들기였습니다.
"우리가 왜 존재하는 조직일까? 앞으로 5년 단위, 10년 단위로 어떤 변화를 만들어가야 할까? 하는 변화의 논리 구조를 수립하는 것이 가장 첫 단계에서 해야 할 일입니다."
변화이론(Theory of Change)을 활용해 어떤 변화를 어떤 흐름으로 만들어낼 것인지 프레임워크를 그린 후, 구체적인 임팩트 지표를 설정하는 것이 트리플라잇의 측정 방법론입니다.
세 가지 렌즈로 보는 임팩트
트리플라잇은 하나의 방법론에 의존하지 않습니다. 비영리, 영리, 공공 각 부문의 검증된 방법론을 통합적으로 활용하며, 정량적 데이터뿐만 아니라 당사자에게서 얻은 정성적 데이터까지 포괄합니다.
- 린 데이터 측정: 사업을 통해 수혜자의 삶이 얼마나 바뀌었는지 설문조사와 퀵 인터뷰 등을 통해 가볍고 빠르게 확인하는 방법입니다.
- 화폐가치 측정: 투입 대비 얼마의 사회적 가치를 만들었는지 화폐 단위로 환산합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사람과 사회의 변화를 정량적으로 가시화하는 방식입니다.
- 빅데이터&AI 활용 분석: 사업을 통해 핵심 키워드가 얼마나 확산되었는지, 대중의 인식이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추적합니다.
박혜연 리드는 "하나의 절대적인 방법론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여러 측정 방법론을 활용함으로써 다각도로 조직과 사업의 임팩트를 보여 줄 수 있다"며 통합적 접근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Q&A로 펼쳐진 현장의 고민들
측정 사전 준비: "사업을 시작하기 전부터 임팩트 측정을 고려해야 하는지, 어떻게 데이터를 쌓아가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답변: 사업이 끝난 후 임팩트를 측정하려고 하면 한계가 있습니다. 사업 기획 단계부터 임팩트를 정의해 필요한 데이터를 쌓아나가는 것이 좋고, 우리가 예측했던 논리 구조가 작동하는지 중간중간 확인하면서 수정해나갈 필요도 있습니다.
측정 설계: "린데이터 측정이 임팩트를 중심으로 구조화된 설문을 설계하는 것이라고 하셨는데, 어떻게 하면 손에 잡히게 설문을 설계할 수 있을까요?"
답변: 우리의 핵심 임팩트와 연결되는,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항목을 찾는 작업이 핵심입니다. “재사용나눔가게를 이용한 뒤 재사용물품 구매 주기가 77일 줄어들었다"처럼 우리가 의도했던 이해관계자들의 변화를 숫자나 전후 변화 등으로 확인할 수 있어요.
교육 성과 측정: "교육을 통한 학생들의 역량 변화와 같이 장기적으로 나타나는 변화를 어떻게 측정할 수 있을까요?"
답변: 학생들 한명 한명을 장기 추적하면 정확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대신, 학생들의 미래 소득 향상에 기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중기 성과들(자기효능감, 학업 성적 향상 등)을 측정함으로써 장기적 성과와의 연결고리를 강조하여 설명할 수 있습니다.
측정 신뢰성 확보: "조직에서 진행한 임팩트 측정 결과를 정말 신뢰할 수 있는지에 대해 외부에서 의문을 갖기도 합니다. 어떻게 신뢰도를 확보할 수 있을까요?”
답변: 검증된 외부 전문기관과 함께 설문을 설계하거나 제3자 검증을 병행하는 것이 필요합니다.측정 설계 시 측정의 논리와 산식을 잘 구조화해서 제시하면 설득력을 높일 수 있습니다. 전문기관의 평판도 중요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트리플라잇도 제3자 검증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기업 임팩트 지표: "투자사들이 임팩트 투자를 할 때 기업에게 궁금해하는 임팩트 지표가 있나요?"
답변: 기업에서는 브랜드 인지도 변화, 투입 대비 사회적 성과 배수와 같이 수치로 드러나고, 기업 가치에 연결되는 지표를 선호하는 편입니다. 초기 기업이라면, 조직 내 고유한 지표와 함께 글로벌하게 통용되고 있는 분야 내 표준 지표를 임팩트 KPI로 세팅해서 기업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도 효과적이에요.
지자체 커뮤니케이션 : "지역 주민들이 느끼는 임팩트를 구/시의원들에게 어떻게 보여줘야 설득이 잘 될까요?"
답변: 구/시의원의 주요 이해관계자는 주민입니다. 주민의 만족도라든지 "프로그램 운영 유무에 따라 세금을 얼마나 더 낼 의향이 생겼나?"와 같이 지불의사가격(WTP)을 묻는 식으로 주민들의 체감하는 삶의 변화를 직관적으로 보여줄 수 있어요.
기준선 정하기: "창업 팀들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각 팀의 성과를 외부적으로 보여줄 때 성과가 어느 정도가 되어야 임팩트를 만들어냈다고 할 수 있을까요?"
답변: 초기 팀이라면, 임팩트 밸류체인을 가설 하에 설계해 보고, 핵심 지표를 설정해서 비즈니스를 통해 사회적 가치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해요. 당장 사업을 수행해서 측정한 값이 없어도, 이러한 체계를 마련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어필이 될 수 있겠습니다.
현장과 기업 간의 간극: "기업에서는 최종 수혜자 단에서의 변화까지 보고 싶어 하는데 현장에서는 측정 과정을 힘들어 하거나 크게 의미를 두지 않아서 갭이 큽니다."
답변: 몇백 문항이 되는 기존의 연구 척도는 측정의 과정도 결과도 효과적이지 못합니다. 우리의 핵심 임팩트와 연결되는 지표만 간결하게 추려서 사후 설문을 진행하는 방식을 추천합니다.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같은 경험 기반 질문으로 Before & After를 확인할 수 있어요.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임팩트 측정 체크리스트
박혜연 리드의 강연을 바탕으로 정리한 실행 가능한 가이드입니다.
- 목적 명확화: 우리가 해결하려는 사회문제와 그 이유를 한 문장으로 정리
- 변화이론 수립: 5-10년 단위의 변화 경로와 중간 성과에 대한 합의
- 핵심 지표 선정: 정량 3-5개, 정성 1-2개로 가볍게 구성
- 측정 도구 준비: 조직 또는 사업 특성에 맞는 측정 방법론을 선택하고 측정 설계(예 : 화폐 가치 측정, 빅데이터 측정, 린데이터 측정 등)
- 검증 체계 마련: 외부 협력 기관과의 공동 설계나 제3자 검증 계획 수립
- 운영 루프: 분기별 리뷰를 통해 지표를 살아있는 시스템으로 관리
측정을 넘어 변화를 만들기까지
박혜연 리드가 정의하는 임팩트 측정의 본질은 무엇이었을까요?
"측정은 사업을 마친 뒤의 결과 보고를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 사업의 성과를 더욱 키워나가기 위한 과정입니다. 임팩트가 단순 진단이나 평가의 차원을 넘어, 사회문제를 해결하결하고 세상의 변화를 확장하기 위한 고민의 언어가 되길 바랍니다.”
트리플라잇의 접근법은 단순합니다. 하나의 방법론에 매몰되지 않고 통합적으로 사용하되, 정량과 정성을 균형 있게 담아내는 것. 그리고 측정 후에도 계속해서 잘 관리하고 확장해나가는 계획을 함께 세워가는 것.
우리가 만드는 변화를 어떻게 측정할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트리플라잇의 답은 명확했습니다. 측정은 변화를 증명하는 도구이자, 더 나은 변화를 만들어가는 나침반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콘텐츠 목록] 제2회 대한민국 사회적가치 페스타 : SOVAC 네트워킹 티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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