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팩트는 형용사, 투자는 동사
*글: 진가은(미네르바 대학, 임팩트얼라이언스 커뮤니티 파트너)
소풍벤처스 홍지애 팀장이 말하는 투자 유치의 현실과 전략
"투자라는 방법이 가장 최선의 방법일까요?"
소풍벤처스 홍지애 팀장의 첫 번째 질문은 투자를 고민하는 창업가들에게 던져진 예상치 못한 역질문이었습니다. 168개 기업에 투자하며 총 2.3조원의 기업가치를 창출한 소풍벤처스에서 던진 이 질문에는 임팩트 투자 현장에서 쌓은 깊은 통찰이 담겨있었습니다.
임팩트 투자의 정체성: 투자계에서 살아남기
홍지애 팀장은 소풍벤처스의 정체성 변화를 솔직하게 털어놓았습니다. 초기에는 '임팩트 투자'라는 개념을 설명하고 확산시키는 역할을 했다면, 이제는 투자계 안에서 경쟁력을 증명해야 하는 단계에 와있다는 것입니다.
"임팩트는 형용사이고, 투자는 동사예요. 결국 투자계에서 성과를 잘 내야 이 씬이 발전할 가능성을 증명할 수 있습니다."
모태펀드라는 정책 자금을 운용하는 입장에서, 수익률과 좋은 엑싯에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는 현실적 고백이었습니다. 그렇기에 소풍벤처스는 'thesis 기반 투자'(연구 중심 투자)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밸류체인을 분석해 비어있는 영역을 발굴하고, 그 빈자리를 채울 솔루션을 가진 기업을 선제적으로 찾아 투자하는 전략입니다.
현재 VC 생태계: 얼어붙은 겨울을 건너는 법
"현재 VC 생태계가 얼어붙은 상황입니다."
솔직한 현실 진단이었습니다. 투자사들은 확실성이 보이는 곳에만 투자하려 하고, 이미 몇십, 몇백억을 벌고 있는 스타트업을 선호하는 경향이 커졌습니다. 안전성을 추구하게 된 것이죠.
그렇다면 투자를 받고싶은 스타트업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홍지애 팀장은 명확한 논리의 중요성을 제시했습니다.
"우리 내년에 10억 바라보는데, 투자해주면 3년 내에 30억 바라볼 수 있어. 이런 단단한 논리가 필요합니다."
투자는 마중물 자금일 뿐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점, 그리고 최소 6개월의 IR(투자자 관계관리) 과정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실무적 조언도 빼놓지 않았습니다.
Q와 A로 남긴 현장의 문장들
기업의 2년차 현실: "2년차 기업인데, 투자받기 위해 어떤 자료를 만들어야 하죠?"
답변: 홍지애 팀장은 다시 한번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습니다. "투자라는 방법이 가장 최선일까요?" 성장 경로를 구체적으로 그리고, 어느 시점에 얼마의 재원이 필요한지 타임라인을 세워 역산(backcasting)해보라는 조언이었습니다.
거시적 관점: "임팩트 투자 섹터의 현재 상황은 어느 정도로 안 좋은 건가요?"
답변: 홍지애 팀장은 소풍벤처스의 16-17년 여정을 통해 임팩트 투자 생태계의 변화를 설명했습니다. 초기의 개념 확산 단계를 넘어, 이제는 투자계 내에서의 경쟁력을 증명해야 하는 단계라는 것. 그리고 현재처럼 어려운 시기일수록 '잘하는 곳'의 정의를 명확히 하고, 확실성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핵심 고민: "임팩트와 수익성이 갈등할 때 어떻게 대응하시나요?"
답변: "투자해봐야 알 수 있는 것"이라는 솔직한 고백과 함께, thesis 기반 투자 전략을 다시 한번 강조했습니다. 주목받지 않은 섹터에서도 잘해내는 플레이어를 발굴하는 것이 투자사의 경쟁력이라는 관점이었습니다.
함께 그리는 밸류체인: "밸류체인의 기업들 간 협업을 촉진시킬 생각은 없으신가요?"
답변: "항상 같이 합쳐져야 더 큰 임팩트를 낼 수 있어요." 포트폴리오 기업들이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그림을 그려주고, 투자받고 끝이 아니라 기업들끼리 콜렉티브 임팩트를 만들어갈 가능성을 높인다는 답변이었습니다.
실무적 궁금증: "소풍벤처스는 임팩트를 어떻게 측정하시나요?"
답변: 환경 분야의 명확한 지표들(탄소 감축량, 물 감축량 등)을 활용한 격년 단위 임팩트 리포트 발간, 그리고 포트폴리오사인 트리플라잇, 마이오렌지와의 협력을 통한 측정 체계 구축 사례를 구체적으로 공유했습니다.
생태계를 바라보는 철학
홍지애 팀장의 마지막 메시지는 생태계에 대한 깊은 철학을 담고 있었습니다.
"모든 기업이 1조짜리 기업이 될 필요는 없어요. 1000억 기업 한 개 만드는 것도 의미 있지만, 10억 기업 100개 만드는 것이 전 생태계적 차원에서 더 도움이 됩니다."
투자는 자금조달의 한 수단일 뿐이며, 성장의 경로와 방향에 대한 고민이 먼저라는 것. 그리고 각 기업의 역할이 있기에 다양한 규모의 성공이 모여 건강한 생태계를 만든다는 관점이었습니다.
현재의 어려운 투자 환경 속에서도, 확실한 성장 논리와 임팩트에 대한 확신을 가진 기업이라면 기회는 여전히 존재한다는 희망적 메시지로 세션은 마무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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